고경중마방

73. 애일잠

율길 2018. 12. 26. 10:10

73. 愛日箴(애일잠) 王魯齋文憲公

 

天地之化 천지지화 : 우주의 운행과 변화는

一日不停 일일부정 : 하루도 쉬지 않고

歲不我與 세불아여 : 세월은 나를 버리고

日月駿奔 일월준분 : 해와 달은 빠르게 달린다.

 

是以君子 시이군자 : 이러하므로 군자는

自疆不息 자강불식 : 스스로 힘써 행하기를 그치지 않아

審己乾乾 심기건건 : 부지런히 살피고

夕焉斯愓 석언사탕 : 저녁까지도 두려워하였다.

 

禹惜寸陰 우삭촌음 : 우 임금은 촌음을 아꼈고
周公待旦 주공대단 : 주공은 날 새기를 기다리셨지.

矧是聖人 신시성인 : 하물며 이 성인들도

罔敢或惓 망감혹권 : 감히 혹 게으름 경우가 없도록 하심에랴.

 

出作入息 출작입식 : 해 뜨면 일하고 밤에는 쉬는

衆人蚩蚩 중인치치 : 뭇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自暴自棄 자폭자기 : 스스로 해치고 스스로 버리면서,

老大傷悲 노대상비 : 늘그막에 슬퍼한다.

 

我年嘗少 아년상소 : 내 나이 아직 어렸을 적에

我學不力 아학불력 : 배움에 힘쓰지 못해서

明德昧昧 명덕매매 : 밝은 덕도 캄캄한 것을

噬臍無及 서제무급 : 이제는 후회하여도 어쩔 수가 없다. 1

 

嗟爾小子 차이소자 : , 너히들 젊은이들은

毋曰妙齡 무왈묘령 : 나이 젊음을 말하지 말라.

髫齔幾何 초츤기하 : 깎은 머리에 젖니가 얼마일까?

頎頎而巾 기기이건 : 그 사이 훤칠하게 커져 있게 되리라.

 

爾寒襲裘 이한습구 : 너히가 추우면 가죽옷을 껴입고

爾飢重味 이기중미 : 너히가 배고프면 많은 것을 먹듯

師友琢磨 사우탁마 : 스승과 벗이 갈고 닦아주며

家庭訓誨 가정훈회 : 가정에서 가르치고 타일러라.

 

窓牖明潔 창유명결 : 들창문이 밝고 깨끗하고

硯席靖夷 연석정이 : 공브자리를 온화하게 갖추고

於焉不學 어언불학 : 이에 배우지 않으면

鳥獸須眉 조수수미 : 새나 짐승같은 사람이 되리라.

 

相期爾深 상기이심 : 서러간의 기약이 깊기에

爾勵爾勉 이려이면 : 너를 격려하고 너를 권면하니

毋視他人 무시타인 : 타인을 보지 말지라.

我監不遠 아감불원 : 나의 건울이 멀리 있지 않다.

 

一善一惡 일선일악 : 한 번 선하고 한 번 악한 것은

夢覺之間 몽각지간 : 꿈과 깨어 있음의 사이에 일어나고

一喜一懼 일희일구 : 한 번 기쁘고 한 번 겁나는 것은

父母之年 부모지년 : 부모의 나이와 같다.

 

於斯二者 어사이자 : 이 두 가지에 있어서

兢兢業業 긍긍업업 : 두려워하고 삼가되

毋怠而忘 무태이망 : 계을러서 잊지도 말고

毋作而輟 무작이철 : 하다가 그치지도 말아라.

 

東方明矣 동방명의 : 동방이 밝았거든

圖書滿前 도서만전 : 그림과 글을 앞에 가득 놓고,

視此名扁 시차명편 : 이 이름의 편액을 보며

千程一鞭 천정일편 : 천리길을 한 채찍으로 달리듯 하라.

 

日云暮矣 일운모의 : 날이 저물거든

黙計爾程 묵계이정 : 말없이 네가 가는 길을 헤아려 보아라.

歌此銘詩 가차명시 : 이 새겨놓은 시를 노래 부르니

冰炭爾衷 빙탄이충 : 너의 마음속에 얼음 숯불을 지피어라.

 

1 : 噬臍, 사향노루가 사람에게 붙잡힌 뒤에, 스스로 배꼽을 물어 뜯으며 그 향내를 탓했지만 이미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에서 온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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