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읽기

前 赤壁賦(전 적벽부)

율길 2018. 9. 3. 16:38

前 赤壁賦                                                                                 蘇東坡

 

壬戌之秋 七月旣望蘇子與客으로 泛舟遊於赤壁之下하니 淸風徐來하고 水波不興이라. 擧酒屬客하고 誦明月之詩하야 歌窈窕之章이러라. 少焉月出於東山之上하야 徘徊於斗牛之間하니 白露橫江하고 水光接天이라.

임술(壬戌)년 가을 칠월 열엿새, 나는 객과 더불어 배를 띄우고, 적벽 아래서 노는데, 맑은 바람은 서서히 불어오고, 물결은 일지 않더라. 잔 들어 객에게 권하며, 명월 시를 읊조리고, 요조(窈窕)시를 노래하는데, 곧 달이 동산위로 솟더니, 북두성과 견우성 사이를 배회한다. 흰 이슬이 강물위에 비껴 내리고, 물빛은 하늘에 닿아있다.

縱一葦之所如하야 凌萬頃之茫然하니 浩浩乎如憑虛御風하야 而不知其所止하고. 飄飄乎如遺世獨立하야 羽化而登仙이라. 於是飮酒樂甚하야 扣舷而歌之하니.

曰桂棹兮蘭槳으로 擊空明兮泝流光이로다. 渺渺兮余懷望美人兮天一方이로다.

한 조각 작은 배 가는대로 내어 맡겨, 망망한 만경창파를 건너간다. 넓고도 넓은 것이 허공타고 바람을 모은 듯, 그 머무는 곳을 모르겠고, 가벼이 떠올라 속세를 버리고 우뚝 솟은 듯, 날게 돋아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르는 듯했다. 이에 술 마시고 매우 즐거워서,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다. 노래하기를, 계수나무 노와 목란 상앗대로, 물에 비친 달그림자를 치며 달빛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간다. 넓고 아득한 나의 마음이여, 하늘 저 끝에 있는 임을 그리도다.

客有吹洞簫者하야 倚歌而和之하니 其聲嗚嗚然하야 如怨如慕하며 如泣如訴하고 餘音嫋嫋하야 不絶如縷하니 舞幽壑之潛蛟하고 泣孤舟之嫠婦. 蘇者 愀然正襟하고 危坐而問客曰 何爲其然也. 客曰 月明星稀하고 烏鵲南飛하니 此非曹孟德之詩乎. 西望夏口하고 東望武昌하니 山川上繆하야 鬱乎蒼蒼이라. 此非孟德之困於周郞者乎.

객중에 통소 부는 사람이 있어, 노래에 맞추어 반주하니, 그 소리 구슬퍼서,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흐느끼는 듯, 하소연 하는 듯, 여음이 가냘프고 길게 이어져, 실 가닥처럼 끊어지지 않으니, 깊은 골짜기 물속에 잠겨있는 용을 일어나 춤추게 하고, 외로운 배의 과부를 울릴 듯하다. 나는 슬픈 표정을 하고 옷깃을 여미고는, 단정히 앉아서 손에게 물었다, “어쩌면 그토록 슬프오?”객이 말하기를 달 밝으니 별은 드물게 보이고, 까막까치 남으로 날아가네.” 하고 읊은 것은 조조의 시가 아니오? “서쪽으로 하구를 바라보고, 동쪽으로 무창을 바라보니, 산천은 서로 이어져, 빽빽하게 푸르렀다.” 이는 맹덕이 주랑에게 곤육을 당하던 데가 아닌가?

方其破荊州下江陵하야 順流而東也舳艫千里旌旗蔽空이라. 釃酒臨江하고 橫槊賦詩하니 固一世之雄也러니. 而今安在哉. 況吾與子漁樵於江渚之上하야 侶魚鰕而友麋鹿이라. 駕一葉之扁舟하야 擧匏樽而相屬이라. 寄蜉蝣於天地渺滄海之一粟이니 哀吾生之須臾하고 羨長江之無窮하야 挾飛仙以遨遊하고 抱明月而長終이라 知不可乎驟得일새 託遺響於悲風하노라. 蘇者曰客亦知夫水與月乎逝者 如斯로되 而未嘗往也盈虛者 如彼로되 而卒莫消長也. 蓋將自其變者而觀之則天地曾不能以一瞬이요 自其不變者而觀之則物與我 皆無盡也而又何羨乎리오.

그가 막 형주를 파하고 강릉으로 내려와, 물결따라 동쪽으로 네려갈 때 배는 꼬리를 물고 천리에 이어졌고, 깃발들은 하늘을 뒤덮었는데, 굴으,f 따르며 강에 임하여, 긴 창 비껴들고 시를 지었으니, 진실로 일세의 영웅이라, 그런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하물며 그대와 나, 강가에서 고기 잡고 나무하며, 어하(魚蝦)를 짝하고 고라니와 사슴을 벗함에 있어서야, 나뭇잎 같은 작은 배를 타고, 쪽박 술잔을 들어 서로 권하며, 하루살이 같은 목숨으로 천지간에 붙어있으니, 아득한 창해에 좁쌀 한 알이라. 우리 삶이 잡간임이 슬프고, 장강의 끝없음이 부러워서, 비산을 끼고 즐겁게 놀며, 밝은 달을 안고 오래오래 살려고 하나, 그것이 쉽사리 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깨닫고, 서글픈 여음을 슬픈 바람에 실어 본거라오. 내가 말하기를, 그대도 저 물과 달을 알거았소? 가는 것은 이와 같이 쉬지 않고 흐르지만, 영영 흘러가 버리는 것이 아니오. 차고 어지러지는 것은 달과 같지만, 끝내 아주 없어지는 것도 더 늘어나는 것도 않는 다오. 변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천지간에 한 순간이라도 변하진 않는 것이 없고, 변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만물과 나는 모두 무궁한 것이니, 또 무엇을 부러워하겠소?

且夫天地之間物各有主苟非吾之所有인댄 雖一毫而莫取어니와 惟江上之淸風與山間之明月耳得之而爲聲하고 目寓之而成色하야 取之無禁이요 用之不竭이니 造物者之無盡藏也而吾與者之所共樂이니라. 喜而笑하고 洗盞更酌하니 肴核旣盡이요. 盃盤狼藉相與枕藉乎舟中하야 不知東方之旣白이러라.

게다가 천지 사이의, 모든 사물은 각기 그 주인이 있어서, 나의 것이 아니면 털끝 하나라도 취할 수 없지만, 오직 강위에 부는 바람과 산 사이에 뜨는 밝은 달은 귀로 들어오면 소리가 되고, 눈에 담겨지면 색깔을 이루는데, 이를 취하여도 막는 사람이 없고, 아무리 써도 없어지지 않소. 이는 조물주가 주신 무진장한 보배이며, 나와 그대가 함게 즐기고 있는 것이오. 객이 기뻐 웃으며, 잔 씻어 술을 따르는데, 안주는 이미 바닥났고, 술잔과 쟁반은 어지러이 흩어졌다. 서로 베게삼아 배 안에 누우니, 동녘이 이미 밝아오고 있는 것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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