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중마방

42. 경재명

율길 2015. 11. 22. 11:36

42. 경재명(敬齋銘) 南軒先生

남헌(南軒)선생은 남송시대 한주(漢州) 면죽(綿竹), 지금의 사천성 사람으로 성은 장(), 이름은 식(), 자는 경부(敬夫), 흠부(欽夫) 또는 낙재(樂齋)이다. 호광(胡廣)을 스승으로 모시고 주희와 벗하였으며 남헌집(南軒集)』『남헌역설(南軒易說)등이 있다.

경재명(敬齋銘)은 경재에 새긴 명으로 마음 닦기를 으로써 해야지만, 동정(動靜)에 어김이 없고 체용(體用)에 어긋남이 없어서 하늘의 덕과 합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天生斯人 천생사인 : 하늘이 이 사람을 내심에

良心卽存 양심즉존 : 양심(良心)이 이미 있었네.

聖愚曷異 성우갈이 : 성인과 어리석은 사람이 어찌 다르겠는가?

敬肆是分 경사시분 : 공경(恭敬)과 방종(放縱)에서 나누어진다네,

事有萬變 사유만변 : 일에는 만 가지 변화가 있어도

統乎心君 통호심군 : 심군(心君)이 통솔하지만 (1)

一頹其綱 일퇴기강 : 한번 그 기강이 무너지면,

泯焉絲棼 민언사분 : 망가져 실 엉키듯 된다네.

自昔先民 자석선민 : 예로부터 선민(先民)

修己以敬 수기이경 : 경으로서 몸을 닦아

克持其身 극지기신 : 능히 그 몸을 지킬 수 있어서

順保常性 순보상성 : 상성(常性)을 따르며 보존하였네.

敬匪有加 경비유가 : ()은 따로 무엇을 더함이 아니라,

惟主于是 유주우시 : 오직 올바름을 주로 한다네,

履薄臨深 이박임심 : 살얼음을 밟듯 물가에 임한 듯.

不昧厥理 불매궐리 : 으 이()에 어둡지 않게 되네.

事至理形 사지이형 : 일에 이르러 이()가 나타나니,

其應若響 기응약향 : 그 응()함은 메아리 같다네.

而實卓然 이실탁연 : 진실로 우뚝하여,

不與俱往 불여구왕 : 더불어 함께 가지 않네.

動靜不違 동정불위 : 동정(動靜)에 어김이 없으며,

體用無忒 체용무특 : 체용(體用)에 어긋남이 없네.

惟敬之功 유경지공 : 오직 경()의 공()

協于天德 협우천덕 : 하늘의 덕에 합하게 된다네.

磋爾君子 차이군자 : , 군자들이어!

敬之敬之 경지경지 : 경으로 하고 경으로 하라.

用力之久 용력지구 : 힘쓰기를 오래하면,

其惟自知 기유자지 : 그 오직 스스로 알게 되리라.

勿憚其艱 물탄기간 : 간난(艱難)을 꺼리지 말라.

而或怠遑 이혹태황 : 혹시라도 게으르고 한가해 지랴?

亦勿迫切 역물박절 : 또한 절박(切迫)함으로,

而以不常 이이불상 : 상성(常性) 잃는 일이 없도록 하라.

毋忽事物 무홀사물 : 사물을 소홀이 하지 말라.

必精吾思 필정오사 : 반드시 나의 생각을 정밀하게 하고,

察其所發 찰기소발 : 그 발()하는 바를 살펴서

以會于微 이회우미 : 미묘함에 이르러야 하느니라.

忿慾之盟 분욕지맹 : 노함과 욕심이 싹트면,

則杜其源 칙두기원 : 그 근원을 막아라.

有過斯改 유과사개 : 잘못이 있으면 이를 고치고,

見善則遷 견선칙천 : 선을 보면 곧 실천하라.

是則天命 시칙천명 : 이것이 곧 천명을

不遏于躳 불알우궁 : 몸이 막지 않은 것이니라.

魚躍鳶飛 어약연비 : 물고기가 뛰고 솔개가 나는 (2)

仁在其中 인재기중 : 그 가운데에 인()은 들어있다.

於焉有得 어언유득 : 여기에서 얻으면

學則不窮 학칙불궁 : 학문이 무궁하리라.

知至而至 지지이지 : 이를 곳을 알아 이르고

知終而終 지종이종 : 그칠 곳을 알아 그치리라.

磋爾君子 차이군자 : 슬프다, 군자들이여!

勉哉敬止 면재경지 : 힘쓸 지어다, ()함과 그침을,

成己成物 성기성물 : 자기를 이루고 사물을 이루는 것이,

匪曰二致 비왈이치 : 두 가지 이치라 말하지 말라.

任重道遠 임중도원 : 책임은 무겁고 길은 멀지만, (3)

其端伊邇 기단이이 : 그 실마리는 이렇게 가까운 것을.

毫釐有差 호리유차 : 털끝만큼이라도 차이가 있으면,

繆則千里 무칙천리 : 천리에 어그러지리라.

惟建安公 유건안공 : 오직 건안공은 (4)

自力古義 자력고의 : 스스로 옛 뜻에 힘쓰니,

我作銘詩 아작명시 : 내가 명시(銘詩)를 지어

以諗同志 이심동지 : 이로써 같은 뜻임을 고하노라.

 

1 : 心君은 마음속에 임금으로, 마음의 주제자(主宰者)를 가리킨다.

2 : 시경 대아에서는 솔개 같은 흉포한 것이 멀리 나라가 버리니 물고기 같은 백 성들이 좋아한다는 뜻으로 쓰였고, 중용에서는 솔개는 하늘 높이 날고 물고 기는 연못에서 뛰 놀 듯, 모든 것이 천지 자연 속에서 성품에 따라 즐거워 하도록 하는 것이 군자의 도(), 성군(聖君)의 덕이라는 뜻으로 풀이했다. 원문은 鳶飛戾天 魚躍于淵

3 : 논어 태백편에 증자가 말하기를 선비는 도량이 넓고 뜻이 굳세지 않으면 안되나니, 책임은 무겁고 길은 멀기 때문이다. 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라 고하였다.

4 : 건안공은 인명 같음.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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