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萬里長城) (2009. 4. 13)
오전 6시 기상 아침은 호텔 뷔페식당에서 간단하게 먹었다. 7시 정각에 버스에 올라 이화원으로 가기로 했으나 아침 출근시간이라 교통아 막힌다고, 바로 만리장성 팔달령으로 향했다. 연변에는 특정의 가로수가 있는 것이 아니고 군데군데 홍매화가 붉게 핀 것은 장관이었다. 역시 이곳도 가로수는 속성수인 은수원 사시나무, 버드나무, 수양버들이 대종을 이루고 있다. 멀리 산위에 장성(長城)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산세가 높아지고 있으나 산에는 나무가 별로 없다. 주차장에서 내려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케이블카 정류장까지 올라가는데 힘이 든다. 어제 너무 많이 발품을 팔아서 아직 몸이 풀리지 않은 모양이다. 그 사이 가이드는 잽싸게 움직여 케이블카 승차권을 구입했고 탑승 장소까지 선점하여 우리 일행은 기다리지 않고 곧 바로 탈 수가 있었다.
케이블카 안에서 내려다보는 만리장성은 굉장했다. 국내에도 산성은 많았지만 그 크기가 산 능선을 따라 쌍아올린 건축물이라고는 상상을 초월했다.
어느 책에서 읽은 만리장성은 돌로만 쌓은 것이 아니고 사람의 시체와 돌의 숫자가 같을 것이라는 말이 생각나 경건하기까지 했다.
정상에 올라보니 다음으로 넘어가는 문은 폐쇄해서 더 이상은 갈수가 없게 되었다. 전망대에서 조금 내려오니 쉬어 갈 수 있게 의자가 놓여있는 쉼터가 있어 잠시 앉아서 일행을 기다리며 끝없이 펼쳐져있는 산성을 바라보면서 땀을 식혔다.
사전적인 의미로 만리장성을 바라보면, 북방민족을 막기 위해 BC208년 춘추전국시대부터 쌓기 시작하여 진시황제까지 계속 쌓았으며 현재까지 보수를 계속하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오래된 성(城)이다.
만리장성의 총 길이는 6,400km라고 하나 정확 하지는 않다고 한다. 또한 달에서도 보인다는 말이 있으나, 중국과학원에 의하면 우주 공간에서 인간의 눈으로는 관측할 수 없다고 한다. 어찌되었거나 하도 말도 많던 만리장성을 직접 눈으로 보니 과연 인간이라는 동물은 어디까지가 능력의 한계인지를 알 수가 없게 된다.
만리장성에서 내려와 우리 일행은 용경협(龍慶峽)을 향했다.
용경협(龍慶峽) (2009. 4. 13)
용경협은 북경을 대표하는 산과 물의 조화로운 걸작이라고 할 수 있는 대 협곡이다. 용경협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물이 청산을 감돌고 청산이 물을 에워싸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청산은 녹수에 물들고 녹수안에 청산이 떠 있으니 유유히 지나가는 유람선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또 하나의 산이 물속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물이 맑아 산 그림자를 구별할 수가 없다.
용경협은 댐을 막아 협곡에 물을 가둔 호수로 4월 중순인데도 상류에는 얼음이 녹지를 않아 배가 더 이상 올라 갈수가 없어 중간에서 뱃머리를 돌려야 했다.
용경협은 댐 밑에서부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굴 속에 설치한 에스컬레이터는 굽이굽이 돌아가면서 바꾸어 타기를 10여 차레, 얼마를 올라왔는지 잊어버릴 만하니까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시 유람선을 타는데 까지는 또 계단을 내려가야 했다.
유람선에 올라 이름 모를 꽃잎이 물에 떠있는 모양은 무릉도원을 연상케 하고 있다. 배가 지나는 물결에 꽃잎이 흩어지고 간혹 얼음조각이 떠있는 협곡의 물은 너무 맑아 검푸른 색을 띠고 있다.
용경협에는 봉황새의 깃을 닮았다는 봉관도(鳳冠島), 여래불의 옆모습을 닮았다는 진산여래, 도끼로 찍은 것과 같다는 부멱산(斧劈山), 신필봉(神筆峰) 등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괴암 괴석이 너무도 많다. 내려올 때는 댐 뒤편의 계단을 이용해서 내려왔다.
용경호에서 내려와 우리는 다시 버스로 장가계행 중국 국내선의 비행기를 타기 위해 북경국제공항으로 갔다. 탑승 수속을 밟는 중에 나는 점심 먹을 때 남은 이과두주를 아무 생각 없이 휴대용 가방에 넣어 탑승하려다가 공안원에 빼앗겼다.
일행들이 내가 술병 을 빼앗기는 것을 보고 박장대소를 하고는, 탑승구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다가 면세점에서 참이슬 국산 소주를 사 가지고 와서 술 파티가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