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중마방(10)
15. 모재명(茅齋銘) 魏華父
※ 띠풀로 지붕을 이은 제실에 새긴 명
茅之爲物모지위물 : 띠라는 풀은
可植可莤가식가숙 : 세워서 강신(降神) 모사(茅沙)로 쓸 수 있고,
可藉可鼎가자가정 : 짜서 솥 깔개로 쓸 수도 있고,
可包可束가포가속 : 싸고 묶을 수도 있고,
堅剛潔白견강결백 : 굳세고 단단하고 깨끗하고 희어서,
君子之屬군자지속 : 군자의 무리이다.
肆古宮室사고궁실 : 그러므로 옛 궁궐은,
編茅架木편모가목 : 나무를 얽어서 띠로 지붕을 잇고,
土階簡簡토계간간 : 흙 계단은 조촐하고,
淸廟肅肅청묘숙숙 : 맑은 묘당(廟堂)은 엄숙하였다.
候直分社후직분사 : 제후를 봉할 때 나누어 주고,
農綯乘屋농도승옥 : 농부는 새끼 꼬아 지붕을 이으니,
上下同然상하동연 : 위아래가 하나같이,
儉而易足검이이족 : 검소함으로 쉽게 만족하였다.
匪惟著儉비유저검 : 오직 검소함을 드러낼 뿐 아니라,
抑亦觀德억역관덕 : 또한 나아가서 그 덕을 볼 수 있다.
於泰象陽어태상양 : 태괘에서는 양을 상징하고,
於詩比玉어시비옥 : 시경에서는 옥에 비유하였다.
瓦葺之分와집지분 : 기와집과 초가집의 구분은,
考工所錄고공소록 : 고공기(考工記)에 기록되어 있다.
迨其流弊태기유페 : 그것이 폐단에 이르러,
文題刻桷문제각각 : 그림과 글씨를 서까래에 새기고,
去潔高華거결고화 : 정갈함을 버리고 화려함을 숭상하며,
損剛從欲손강종욕 : 굳셈을 덜고 욕심을 따랐다.
趙君之居澗泉之目조군지거간천지목 : 조군의 거처는 간천의 품평속에 들어갔고,
章泉之詩古義是篤장천지시고의시독 : 장천의 시는 옛 뜻이 독실하다.
睹名知訓도명지훈 : 이같은 명목을 보고서 훈계를 아노니,
我銘維服아명유복 : 내가 새겨서 이를 따르고자 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