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心經贊(심경찬)
※ 眞西山이 지은 贊과 箴이 4편 있는데 여기에 그 순서대로, 眞西山이 聖賢의 格言을 모아 心經을 엮고 스스로 지은 贊을 54. 心經贊, 勿齋에 새긴 箴으로 55 勿齋箴, 思誠齋에 새긴 箴으로, 思誠이 聖人의 길이라 한 56. 思誠齋箴, 孟子의 敬과 義로써 動靜을 함양하면 人欲이 들어올 틈이 없다는 57. 夜氣箴을 계속 다룬다.
54. 心經贊(심경찬)
眞西山이 聖賢의 格言을 모아서 『심경』을 엮고 스스로 지은 贊이다.
舜禹授受 순우수수 : 순임금과 우임금이
十有六言 십유육언 : 열여섯 글자를 주고받았는데 주1
萬世心學 만세심학 : 심학은 만세토록
此其淵源 차기연원 : 이를 그 연원(淵源)으로 하였다.
人心伊何 인심이하 : 인심(人心)이란 무엇인가?
生於形氣 생어형기 : 형기(形氣)에서 생겨났으니,
有好有樂 유호유락 : 좋아함이 있고 즐거워함이 있으니
有忿有懥 유분유치 : 분노함도 있고 성냄이 있다.
惟慾易流 유욕이류 : (人心은) 오직 욕심으로 흐르기 쉬우니
是之謂危 시지위위 : 이를 위태롭다 한다.
須臾或放 수유혹방 : 잠시라도 혹 마음을 놓으면,
衆慝從之 중특종지 : 온갖 사특한 생각이 따라온다.
道心伊何 도심이하 : 도심(道心)이란 무엇인가?
根於性命 근어성명 : 성명(性命)에 근원하였으니
曰義曰仁 왈의왈인 : 인(仁)이라 하고 의(義)라 하며
왈중왈정 왈중왈정 : 중(중)이라 하고 정(정)이라 한다.주1
惟理無刑 유리무형 : (그러므로 道心은) 다만 이(理)일뿐 형체가 없다.
是之謂微 시지위미 : 이를 은미하다 한다.
毫芒或失 호망혹실 : 털끝만큼이라도 혹 어긋나면
其存幾希 기존기희 : 그 존재는 거의 희미해진다.
二者之間 이자지간 : 두 가지 사이에는
曾不容隙 증불용극 : 일찍이 조그마한 틈도 용납한 적이 없었으니,
察之必精 찰지필정 : 반드시 정밀하게 살펴서
如辨白黑 여변백흑 : 흑백을 가리듯 하라.
知及仁守 지급인수 : 앎(知)으로 미치고 인(仁)으로 지켜서,주2
相爲始終 상위시종 : 서로 도와 시종일관(始終一貫)하게 하라.
惟精故一 유정고일 : 오직 精密하게 함으로서 專一하게 되고,
惟一故中 유일고중 : 오직 專一함으로서 中道에 이른다.
聖賢迭興 성현질흥 : 성현이 차례로 일어나서,
體姚法姒 체요법사 : 舜임금을 몸체로 禹임금을 법으로,
持綱挈維 지강설유 : 紀綱을 세워서 끌어 이끌며
昭示來世 소시래세 : 다음 세상을 밝게 보여주었다.
戒懼謹獨 계구근독 : 경계하고 두려워하며 홀로를 삼가서 주3
閑邪存誠 한사존성 : 邪念을 마고 誠心을 보존하라 주4
曰忿曰慾 왈분왈욕 : 분노와 욕심은
必窒必懲 필질필징 : 반드시 막고 반드시 징계하라.
上宰寔臨 상재식임 : 상재께서 여기에 임하시니,
其敢或貳 기감혹이 : 그 감히 혹시라도 어길 것인가?
屋漏雖隱 옥루수은 : 구석방이 비록 은밀하다 하나,
寧使有愧 녕사유괴 : 어찌 부끄러운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四非當克 사비당극 : 四勿은 모두 이기되, 주5
如敵斯攻 여적사공 : 마치 적을 공격하듯 하고
四端旣發 사단기발 : 四端이 이미 發하였음에 주6
皆擴而克 개확이극 : 모두 확충(擴充)하라.
意必之萌 의필지맹 : 意圖하거나 期必하려는 마음이 싹트면,
雲卷席撤 운권석철 : 구름이 말리듯이 자리를 걷어버리듯 하라.
子諒之生 자량지생 : 자애롭고 착한 마음이 생기면 주7
春噓物茁 춘허물줄 : 봄바람에 만물이 자라나듯 하라.
鷄犬之放 계견지방 : 닭이나 개가 달아나면
欲其知求 욕기지구 : 찾으려 할 줄 알고
牛羊之牧 우양지목 : 소나 양을 방목하면,
濯亡是憂 탁망시우 : 민둥산 될까 걱정이네.
一指肩背 일지견배 : 손가락 하나와 등과 허리 중에
孰貴孰賤 숙귀숙천 : 어느 것이 위하고 어느 것이 천한가?
簞食萬鍾 단식만종 : 한 소쿠리의 밥과 만종의 돈도
辭受必辨 사수필변 : 사양할 것과 받을 것을 반드시 지켜라.
克治存養 극치존양 : 邪念을 이겨 다스리고 存心養性하면,
交致其功 교치기공 : 언제나 그 功效에 이르리라.
舜何人哉 순하인재 : 舜은 어떤 사람인가?
期與之同 기여지동 : 그와 같이 되고자 하노라.
惟此道心 유차도심 : 오직 이 道心은
萬善之主 만선지주 : 모든 善의 主人이요.
天之與我 천지여아 : 하늘이 나에게 준 것 중에서
此其大者 차기대자 : 가장 큰 것이다.
歛之方寸 감지방촌 : 마음에 거두어들이면
太極在躳 태극재궁 : 태극이 내 몸에 있게 되고,
散之萬事 산지만사 : 萬事에 흩어지면,
其用弗窮 기용불궁 : 그 쓰임에 다함이 없다.
若寶靈龜 약보령귀 : 신령스런 거북처럼 보배로 여기고,
若奉拱璧 약봉공벽 : 碧玉을 손으로 받들 듯 하라.
念玆在玆 념자재자 : 이것을 생각하고 이것을 마음에 두어
其可弗力 기가불역 : 힘써야 하지 않겠는가?
相古先民 상고선민 : 옛 선민을 돌아 보건대.
以敬相傳 이경상전 : 敬으로서 서로 전하였다.
操約施博 조약시박 : 요약하여 잡고 널리 폈으니
孰此爲先 숙차위선 : 무엇이 이보다 앞서겠는가?
我來作州 아래작주 : 내가 고을을 맡게 되어,
茅塞是懼 모색시구 : 마음이 욕심에 얽매이고 가려질까 두려워하여
爰輯格言 원집격언 : 격언을 모아
以滌肺腑 이척폐부 : 폐부를 씻고자 하노라.
明窓棐几 명창비궤 : 밝은 창 아래 비자나무 책상을 놓거나,
淸畵爐薰 청화로훈 : 맑은 낮 향로에 향을 피워 놓고,
開卷肅然 개권숙연 : 이 책을 펼쳐 엄숙히
事我天君 사아천군 : 나의 천군을 섬기노라.
주1: 『中庸』에 喜怒哀樂이 발하지 않은 것을 中이라하고 발하여 모두 절도에 맞는 것을 和라 한다.(喜怒哀樂之未發, 謂之中, 發而皆中節, 謂之和)라고 하였다.
주2: 『논어』‘위령공’에 앎으로 그것에 미쳤으나 인으로 능히 지킬 수 없으면, 비록 그것을 얻었으나 반드시 일ㄹ게 될 것이다.(知及之, 仁不能守之, 雖得之, 必失之)라고 하였다.
주3: 中庸』에 숨는 것 보다 들어나는 것이 없으며, 미세한 것 보다 들어나는 것이 없으니, 그러므로 군자는 그 홀로를 삼간다. (莫見乎隱, 莫顯乎微, 故君子愼其獨也)라고 하였다.
주4: 『周易』‘乾卦’ 九二에 범성한 말이라도 미덥게하고 사념을 막고 성심을 보존하라. (庸言之信, 庸行之謹, 閑邪存其誠)라고 하였다.
주5: 『논어』‘언연’편에 ‘예가 아니면 보지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말고,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행하지 말라.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한 것을 가리킨다.
주6: 『맹자』‘公孫丑’상편에 나오는 말로 惻隱之心, 羞惡之心, 辭讓之心, 是非之心, 이다.
주7: 『禮記』‘樂記와 祭儀편’에 ‘樂을 地極히 하여 마음을 다스리면, 和易하고 正直하며 慈愛로운 마음이 油然히 생긴다. (致樂以治心, 則易直子諒之心油然生矣.’라고 하였다.